지난 4일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 시행 100일을 맞아 그간 정책이 국민의 삶을 어떻게 바꾸기 시작했는지 점검하던 중 한 사례가 눈에 들어왔다. 암 수술 후 건강이 악화하고 돌봐주던 가족마저 병을 얻어 어려움을 겪던 어르신의 사례이다. 그 어르신은 통합돌봄을 통해 가사지원, 병원 동행, 방문 건강관리와 복약 지도, 주거 환경 개선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받으며 살던 집에서 다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00일간 전국에서 4만6000여 명이 통합돌봄을 신청했고, 이들 가운데 3만7000
문화일보 2026-07-10 11:23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2년은 선대 수령 김일성 주석과의 작별 과도기였다. 그런데 지난 8일 0시, 김정은이 돌연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선대 수령의 유해를 참배해 주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동안 김정은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김일성을 격하해온 북한의 3대 지도자였기 때문이다. 우선, 북한의 최대 정치 이벤트인 노동당 제8차 당대회 때부터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가 주석단에서 내려지며 선대 수령들의 격하가 시작됐다. 더 중요한 것은, 이때부터 당 내부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본격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김정은은
문화일보 2026-07-10 11:21
“야, 니들 뭐야?” “촉법인데요? 14살!” 자동차를 뺏어 여학생을 강제로 태우고 무면허로 질주하다 붙잡히자,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뻔뻔하게 비웃는 아이들.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한 장면이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형사미성년자라는 방패 뒤에 숨는 극 중 소년들의 모습은, 현행 소년사법 체계에 대한 대중의 불만과 분노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결국, 가상 기관인 교권보호국이 행정지도라는 비현실적이고 물리적인 수단으로 단죄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허구적 설
문화일보 2026-07-03 11:40
올 연말에 발간될 ‘2026 국방백서’에 북한에 대한 주적(主敵) 개념 적시 여부를 놓고 국방부와 통일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국방부는 이전 ‘2022 국방백서’와 마찬가지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려는 반면, 통일부는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상태에서 주적인 북한과 평화 공존을 추구할 수 없다’는 부정적 견해와 함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를 주장했다. 국방백서상 북한을 주적이라고 처음 명시한 것은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에 달했던 1995년이다. 이후 ‘20
문화일보 2026-06-26 11:11
미국과 이란의 정상이 17일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함으로써 지난 2월 28일 개전 이후 109일 만에 전쟁이 멈추고 19일부터 스위스에서 후속 협상을 할 예정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 능력과 중동 지역에서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군사행동에 나섰고, 이란은 이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역내 무장세력 지원으로 대응해 왔다. 그 결과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세계 공급망이 흔들려 국제 경제도 큰 충격을 받았다. 이제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개방되고, 국제 원유 공급도 정상을 되찾을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문화일보 2026-06-19 11:14
서울은 이제 세계적인 프리미엄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7∼10일 서울에서 열린 ‘익스플로어 서울 위드 커넥션스’는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사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단순한 업계 네트워킹을 넘어 서울이 글로벌 럭셔리 관광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울은 아시아 여행 일정 중 잠시 들르는 경유지 정도로 인식됐다. 하지만 현재 서울은 그 자체로 여행 목적이 되는 도시로 성장했다. 문화와 미식, 디자인, 패션, 뷰티, 웰니스, 호스피털리티(손님맞이),
문화일보 2026-06-12 11:05
수학여행 중 마주한 강원도 바다의 파도 소리와 짠 내음, 교과서 속 그림을 미술관에서 실제로 보게 된 감동. 체험을 통해 감각으로 인식한 것들은 긴 시간 생생한 기억으로 남는다. 주위에 진로체험이나 놀이체험 등 ‘체험’ 활동이 많은 것은, 대상에 대한 인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데 감각적인 체험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12년의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수많은 지식을 받아들인다.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학습한 내용을 자신의 삶과 세계를 중심으로 탐구하도록 한다. 현장체험학습의 취지도
문화일보 2026-06-05 10:59
독립유공자예우법 개정안의 지난 4월 23일 국회 통과 의미는 단순한 보훈제도의 보완을 뛰어넘는다. 그것은 국가가 오래전에 끊어버린 약속을 반세기 만에 다시 이은 것이다. 독립운동의 희생을 오늘의 대한민국이 다시 기억하겠다는 역사적 선언이다. 유신 시절, 국가는 독립유공자 손자녀에게 이어지던 보상금을 1945년 8월 15일이라는 기준으로 갈라놨다. 그것도 국회가 아닌 비상각료회의의 일방적 결정이었다. 아마도, 국가의 재정 형편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조국의 해방을 보지 못하고 순국한 분의 후손과 해방 이후까지 생존했다가 세상을 떠
문화일보 2026-06-05 10:56
금아 피천득 선생은 오월을 무척이나 사랑했다. ‘창밖은 오월인데’라는 시에서 ‘창밖은 오월인데 너는 미적분을 풀고 있다’며 ‘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순간’이라고 했다. 또한, ‘오월’이란 수필에서는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라며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모란의 달이다’라고 했다. 이렇듯 오월은 생명이 약동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오월에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이 다 들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푸른 오월이 또 한 번 지나가고 있다. 오월 마지막에 우리의 희망인 어린이와 청소년을 생각한다. 그들
문화일보 2026-05-29 11:14
신록의 5월도 저물고 있다. 1963년에 작고하신 이양하 선생은 ‘신록예찬’에서 ‘초록에도 짧으나마 일생이 있다. … 유년에는 유년의 아름다움이 있고, 장년에는 장년의 아름다움이 있어 취사하고 선택할 여지가 없지마는, 신록에 있어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역시 이즈음 같은 그의 청춘 시대’라고 했다. 신록의 아름다움은 그 안에 깃들어 있는 생명력에서 나온다. 생명력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고 무한한 가능성과 미래를 여는 힘이다. 법제처 사업 중에도 이제 막 움트는 신록처럼 찬란한 가능성을 품은 것이 있다. 세계 각국의 법령 정
문화일보 2026-05-22 11:42
이재명 정부의 각 군 사관학교 통합이 가시화하면서 사관학교 출신들의 반발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통합사관대학교(안)는 2+2학제로 1·2학년은 통합해 교양·기초 군사교육을 하고, 3·4학년은 각 군 사관학교에서 심화교육을 통해 합동성을 강화한다는 게 골자다. 반대론자들은 장교 양성 체계를 흔들고 국가안보를 허물려는 정치적 의도를 의심한다. 사관학교(Academy)는 전문 직업군인을 양성하는 특수목적 교육기관으로, 일반대학(University)과는 교육목표와 인재상(像), 진로 구조가 다르다. 국군은 통합군이 아닌 육·해·공군 병립
문화일보 2026-05-22 11:39
대한민국 지방행정의 시계가 지역균형발전을 향해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19일 뒤로 다가온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의 인구 감소 시·군·구 89곳의 사활이 걸린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선거에 편승한 이러한 열기가 자칫 ‘표심을 위한 나눠먹기식 분산’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다. 지난 3월, 김민석 국무총리가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되 나눠먹기식 분산 배치는 지양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이 같은 비효율의 반복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문화일보 2026-05-15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