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쿠팡 사태 한미관계 훼손하지 않길… 양국 AI 협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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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전과 신뢰 사이 균형 필요"
"한미 협력, AI 안전과 보안 촉진할 필수 조건"
“데이터 유출로 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잘 이해한다. 현재까지 실질적 피해는 없었지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명백한 잘못이고, 쿠팡은 이를 수습하기 위해 애써왔다고 본다. 전직 외교관으로서 이번 사안이 한미 양국의 신뢰와 동맹을 훼손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6일 마크 내퍼 전 주한미국대사대리가 서울 중구 황궁우 앞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지연 인턴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1기 행정부 당시 주한미국대사대리(2017~2018년)를 지내고 이후 주베트남 미국대사(2022~2026년 1월)를 역임한 마크 내퍼 인공지능(AI) 외교협력 네트워크(ADEN) 수석고문은 6일 서울시청 인근의 한 호텔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한미 중요 현안으로 부상한 '쿠팡사태'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미 국무부의 대표적 '아시아통'이었던 그는 이날 학계·산업계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범용인공지능(AGI)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완화 전략을 모색하는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내퍼 전 대사는 오늘날 한미 양국 간 첨단 기술 협력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가 대사대리로 있던 시절엔 구글과 페이스북(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주로 클라우드 시장 개척을 위해 한국을 찾아왔다. 반면 지금은 화두가 AI로 바뀌었고, 목적도 단순한 한국 시장 진출에서 AI 공급망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으로 바뀌었다. 내퍼 전 대사는 "한국은 주요 AI강국이 될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

6일 마크 내퍼 전 주한미국대사대리가 서울 중구 황궁우 앞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지연 인턴기자


그러나 한미 기술 협력이 깊어진 만큼 마찰도 눈에 띈다. 양국 간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최근 '쿠팡 사태'가 대표적이다. 내퍼 전 대사는 "한국과 미국이 함께 풀어가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며 "이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을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교류와 투자가 커지면 불가피한 마찰을 극복하려면 "상호 신뢰와, 통상 분쟁이 정말 중요한 일들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양국 관계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퍼 전 대사는 한반도·동북아의 평화와 안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에너지 문제를 한미 공동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미 AI기업 앤트로픽의 수출통제는 동맹국 이용자에게까지 적용돼 논란이 됐다. 내퍼 전 대사는 직접적인 평가는 피하면서도 일반론적으로 "정부 차원에서는 AI를 통한 경제 성장과 혁신, 안전과 보안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책임 있는 법과 보호장치를 갖춰 AI의 이점을 최대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AI 안전과 안보 기준을 정립하는 데 한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AI를 활용한 사이버 위협을 "국경에서 멈추지 않는 팬데믹"이라고 비유하며 "어느 한 정부도 홀로 해결할 수 없다. 기술과 발언권을 가진 한국 같은 중견국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 일본 대만 유럽연합(EU) 등 첨단기술 민주주의 국가들과 함께 모두에게 이로운 AI 안전 체계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 당시 한미 소통을 조율했던 내퍼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북한과 대화 재개에 나설 가능성을 낙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외교정책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관심이 있었고, 베네수엘라, 쿠바, 이란 등 어떤 문제든 도전에 맞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며 "북한은 그런 점에서 첫 임기 때 해결하려고 시도했던 과제"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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