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계속하려면 돈 더 써야”…메모리株, CAPEX 부담이 부른 ‘저PER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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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증권 보고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역사적 저PER에도 “비중 확대 근거 부족”
AI 투자 지속 위한 CAPEX 부담·공급 확대 우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이를 단순한 저평가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실적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AI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CAPEX)와 향후 공급 확대 부담이 기업가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 대전(SEDEX 2025)을 찾은 관람객이 공개된 SK하이닉스 HBM4 실물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현재 메모리 업종이 ‘밸류 트랩(Value Trap)’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PER만 보면 싸 보이지만 시장은 이미 미래의 공급 확대와 수익성 둔화를 반영하고 있어 단순히 밸류에이션만으로 적극적인 비중 확대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주가 하락과 이익전망 상향이 동반되며 PER(12개월 선행)이 각각 4.8배, 5.3배로 역사적 저점권”이라면서도 “밸류 메리트가 부각될 레벨이나 AI 사이클 주도주 특유의 밸류 디스카운트 구조와 급격한 이익 재평가 기간 중 발생하는 밸류 오류를 고려 시, 추가 비중 확대의 논거로서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산업의 구조 자체가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을 만들고 있다고 봤다. AI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동시에 기술 가격은 점차 낮춰야 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황 연구원은 “AI 사이클 주도주에 위치한 기업들은 버블론에 저항하며 사이클 지속성을 유지한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지속적인 CAPEX 지출과 기술 단가 하향의 과제가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축소는 사이클 이탈로 직결되는 만큼 출혈을 감수한 CAPEX 확대는 선택이 아닌 의무에 가깝다”며 “AI 수혜를 받는 기업들은 AI 사이클의 지속성을 위한 비용 부담에 직면하는 구조로 밸류단의 디스카운트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업종도 예외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현재의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경우 결국 증설이 불가피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마진 둔화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메모리 역시 현 병목이 사이클 전체를 둔화시키기 전 공급 확대(시클리컬로 복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최근 급등하는 메모리 CAPEX 증가율이 이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AI 중간재 기업들의 이익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오히려 AI 투자 지속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하이퍼스케일러 CAPEX의 57% 수준까지 급증했다”며 “AI 중간재 기업의 이익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 대비 수익률(ROI) 압박이 심화되며 추가 투자 집행의 정당성이 흔들리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도 무조건 호재로만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AI 기기의 성능은 더 많은 메모리를 요구하지만 메모리 병목 현상이 이어지면서 디바이스 가격 부담이 커지고, 이는 AI 확산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황 연구원은 “메모리 병목현상이 만드는 또 다른 리스크는 디바이스 업그레이드 제약”이라며 “AI의 실질적 활용을 위해 필요한 메모리 기준점은 꾸준히 상향되고 있지만 메모리 병목 현상이 디바이스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조적 성장기 또는 사이클 정점에서 이익전망이 급등하는 국면의 저PER은 저평가 신호가 아닐 가능성”이라며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메타 사례가 이를 방증하며 현재 메모리 업종도 동일한 밸류 트랩 구간에 위치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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