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아니었어"... 삼성전자·하이닉스 급락에 개미는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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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지난해 이후 한국 증시 상승장을 이끌어온 반도체 랠리가 중대 분기점에 섰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과열 이후의 단기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주가가 이미 내년 이후의 성장 둔화 가능성을 선반영하기 시작했다는 경계론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35% 급락한 7246.79에 마감했다. 전날 4.91% 하락한 데 이어 이틀 만에 800포인트 이상 밀리며 8000선 안착 기대가 크게 후퇴했다. 매도세의 중심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6.25% 내린 27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지난달 19일 기록한 전고점 37만4500원 대비 낙폭은 25.9%에 달했다. SK하이닉스도 5.68% 하락한 207만6000원으로 마감해 지난달 25일 사상 최고가 298만7000원과 비교하면 30.5% 내려앉았다.

현재 증권가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의 인공지능(AI) 수요 둔화 우려를 "소음"으로 규정했다. AI 적용 범위가 에이전트,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으로 넓어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장기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AI 에이전트 확산이 메모리 수요를 3배, 자율주행은 5배, 로봇 분야는 10배 이상 키울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하반기 주가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반면 시장이 주목하기 시작한 지점은 실적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자체에 중대한 균열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증가율이 올해 2~3분기를 전후해 정점을 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은 내년까지 개선 흐름을 이어가더라도 마진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둔화하면 외국인 수급과 투자심리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정의 또 다른 배경은 미국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에 대한 의구심으로 분석됐다. 올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기업의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70~80% 늘어난 725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내년에는 투자 규모가 1조1000억달러로 커지더라도 증가율은 50%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되더라도 성장률이 둔화하면 반도체 주가에 부여됐던 프리미엄도 재평가될 수 있다는 얘기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후반 예정된 빅테크 실적 발표와 자본지출 가이던스가 향후 반도체주 방향을 가를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이 7월 말~8월 초까지 이어지는 정보 공백을 가격 조정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내놓았음에도 주가가 하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이미 다음 분기와 내년 이후의 성장 지속성을 묻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변동성 확대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인 VKOSPI가 80~90 수준을 오가면서 호재마저 악재로 해석되는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장기공급계약(LTA), 메모리 가격 상승, AI 서버 투자 확대 등 기존의 재평가 논리가 유지되고 있음에도 시장은 이를 선뜻 매수 재료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조정이 곧장 추세 하락을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이 아직 꺾이지 않았고, 차기 분기 감익 신호도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건은 3분기 실적 눈높이 상향 여부와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성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가 단순한 급락장에 그칠지, 반도체 주도 장세의 피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전환점이 될지는 7월 말 실적 시즌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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