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도 예외 없다" 40년 만에 최저...日 경제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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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가치가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일본 경제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일본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시장 개입과 기준금리 인상 등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엔화 약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161.98엔까지 하락했다. 이는 1986년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초엔저 현상의 핵심 요인은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이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고용과 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도 더욱 뚜렷해졌다.

반면 일본은행(BOJ)은 이달 기준금리를 1995년 이후 최고 수준인 연 1%까지 인상했지만, 엔화 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실질 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금리 인상 속도 역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의 금융완화 기조와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 등 구조적 요인도 엔화 약세를 심화시키고 있다.

엔저 국면은 일본 경제에 엇갈린 영향을 주고 있다. 수출 기업에는 호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 약 58억 달러의 추가 이익을 얻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도요타는 달러 대비 엔화가 1엔 하락할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약 500억 엔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소비자 부담은 커진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 구조상 엔화 약세는 수입 비용 증가로 이어져 전기요금과 식료품 가격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개인 소비를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일본 금융당국의 추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말부터 약 한 달 동안 총 11조 7,300억 엔(약 111조 6,600억 원)을 외환시장에 투입했지만 엔저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이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온라인 협의를 갖고 “필요 시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다만 외환 전문가들은 미·일 간 근본적인 금리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 한, 정부의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를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원화 역시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으로 동반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속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와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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